아주 어렸을 때,
주방에서 쓰는 고무장갑은 세계 어디나 분홍색 아니면 빨간색 고무장갑을 쓰는 줄 알았다.
5년 전쯤인가 다른 사람들이 인테리어 한 걸 보면서
한국은 김장이랑 매운 음식 때문에 붉은색을 많이 쓰는 것뿐이고
국내에서도 베이지, 그레이 등 다른 색 고무장갑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알기만 했고, 바꾸지는 않았다.
현실적으로 빨간 음식 많이 먹으니 밝은 색 조리기구나 고무장갑을 쓸 수가 없다.
가격도 김장철에 동네 마트에서 분홍색 고무장갑을 990원에 파는데
멋 하나 때문에 몇 배는 비싼 고무장갑을 살 수는 없었다.
하다못해 기름 묻은 그릇 설거지 몇 번 하면
표면이 끈적거리기 시작하고 삭아서 구멍이 나 금방 버려야 하는데
비싼 고무장갑을 평소와 같은 빈도로 산다고 생각하면 포기할 수밖에.
근데 주방은 그렇다 치고 욕실만이라도 그 분홍색 고무장갑을 쓰고 싶지 않았다.
기름 묻을 일이 없으니까 여차하면 비싼 걸 써도 주방용보다는 오래가지 않을까.
마음은 먹었으나 인터넷으로 사자니 배송비가 거의 제품 가격이랑 맞먹고
그렇다고 대량으로 사고 싶지도 않고
동네 마트는 핑크색 천지
그래서 다이소에 가서 사 온 게
단미니 고무장갑이다.
보통 쓰는 고무장갑보다 짧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3켤레에 2천 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사기로 했다.
총길이 26cm라고 하면 길어 보이는데 그렇지도 않다.
길이를 제외하고 사이즈만 생각하면
일반적인 고무장갑 사이즈 기준으로는 S나 M 정도 사이즈에 가깝고
손목 위로 7~8cm쯤 살짝 올라오는 정도라서
물이 많이 튀는 환경에서 쓸 물건은 못된다.
손바닥은 오돌토돌하게 되어 있어서 물건을 잡기 쉽다.
이 상태로 욕실 바닥을 훑으면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모으기 쉬워서 좋았다.
다이소 흡착후크+다이소 스테인리스 집게+다이소 단미니 고무장갑
내가 원하던 튀지 않는 욕실에 조금은 가까워졌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다채로운 색감의 욕실용품을 치우긴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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