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애플스토어 배터리 교체 리뷰 글에 적었 듯,
나는 원래 아이폰 6s를 쓰고 있었는데,
대충 7년째 쓰니까 배터리를 교체해도
예전 같지 않고
결정적으로는 카톡이나 카메라마저 튕기기 시작해서
이제는 정말 바꿀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s에서 넘어가는 거라
뭘로 바꿔도 좋게 느껴지겠지만
프로는 전년도 모델이랑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가 유의미하다고 느껴질 정도가 아니었고,
16과 16프로를 비교했을 때에도
일반형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것 같아서
한참 고민한 끝에 기종은 16프로로 정했다.
그 후에는 색상 때문에 또 고민했는데
6s가 로즈골드라서 데저트 티타늄은 넘겼고,
화이트랑 내추럴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화이트는 일반 모델에도 있고
개인적으로 실버 색상을 선호해서
내추럴 티타늄으로 결정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전예약으로 사는 거라
어디서 사야 하는지도 많이 고민했다.
공홈은 늦게 배송해 줄 지는 몰라도
일단 사겠다는 사람 안 막고
14일 이내 묻지마 반품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아 보였고
그 외에는 카드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을 많이 해주는 식이었다.
나는 놓쳐버렸지만 나보다 먼저 받은 다른 사람 후기를 보면
이번에는 하이마트 혜택이 쏠쏠했던 것 같다.
하이마트에서 사고
애플케어 반값에 결제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쿠팡에서도 많이 사던데 쿠팡은
5만 원 포인트 적립해 줬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공식 리셀러 중 네이버 스토어 운영하는 곳에서 구입했다.
모아 놓은 포인트도 쓰고
그 당시 멤버십 이용 중이었기 때문에
포인트 제외 결제 금액에 대해서도
포인트를 7만 원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전예약 오픈 당일에는 정시에 접속한다고 시도는 했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2차 예약 취소 물량을 잡았다.
공지사항에 따르면 10월 초에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9월 25일에 도착했다.
애플에서 환경을 생각해 패키지 작게 만든다고
(사실은 물류비용을 줄이고
액세서리도 따로 판매하려는 거겠지만)
충전기도 빼고, 번들이어폰도 뺀다고 하더니
예전 제품에는 있었던 비닐 포장도 없다.
밀봉은 되어 있는데
뒷면에 과자 상자처럼 손잡이를 잡고 뜯으면
개봉이 가능한 방식으로 패키지를 바꿨다.
혹시나
개봉 후에는 어떤 하자가 있든
내 책임이라고 할까 봐
언박싱도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뜯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사실 사기 전에 일부러 색상 확인하려고
애플 스토어도 가봤는데
조명이 너무 따뜻한 색이라
색감이 감이 안 잡혀서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그냥 무게만 확인하고 카메라만 만지작거리다 왔다.
일반적인 백색 LED등 밑에서 확인한
내추럴 티타늄 색상은
흔히 생각하는 맥북 실버 색상보다는
좀 더 진한 그레이 색상에 가까워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번 아이폰 16 pro
베젤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는 걸 듣긴 했는데
흰색 테두리 있는 6s 쓰던 내 입장에서는
전원 켜기 전에는
'홈버튼이 없다.'
그냥
'전면이 올블랙이구나.'
이런 생각만 했다.
물론 내가 가진 어떤 디스플레이 달린 기기 중에서도
이렇게 베젤이 없다시피 한 건 없다고 할 정도로
화면으로 꽉 차 있기는 했다.
그리고 상자 안에는
충전 케이블이 타원형으로 말려 있고
종이로 고정된 상태였는데
이어폰 정도는 같은 방식으로
그 안에 들어가게
더 작은 타원형으로 말아서 넣으면
안 되는 거였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패키지 높이는 조금 높아지겠지만
엄청난 차이는 나지 않을 것 같은데?
왼쪽은 아이폰 16 프로
오른쪽은 아이패드 6세대인데
보다시피 16프로가 더 딥한 색감이다.
케이스도 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링케 투명 케이스가 깔끔하고
탄탄해 보이는 데다가
얼리버드 세일도 하길래
케이스랑 카메라 렌즈 보호 필름까지 샀다.
렌즈 보호 필름은 눈부심 방지를 위해서 그런 건지
전체가 투명한 게 아니라
까만 테두리가 인쇄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전체가 투명한 게 좋아서
기능과는 상관없이 디자인이 조금 아쉬웠다.
6s 쓸 때는 ios 최신 버전 업데이트를 할 수 없어서
나만 할 수 없었던 누끼 따기.
이제는 나도 가능하다.
전에 찍었던 실바니안 허스키, 다람쥐, 토끼 사진으로
배경도 날려보고, 스티커도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 보니까 슈퍼문 떴을 때
같은 기종 쓰는 사람들이
엄청 선명한 달 사진을 찍어서 올리길래
슈퍼문은 아니지만 달이 밝게 뜬 날
나도 찍어봤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남들처럼 잘 찍지는 못했지만
예전에는 폰으로 찍으면
이게 달인지 그냥 까만 도화지 위
흰 동그라미인지 알 수 없었는데
이제는 달이라고 인식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위는 사진,
아래는 화면 녹화했다가 캡처한 이미지.
노출값 조절하고
달에 초점 잡고 밝기 낮춰서 찍었는데,
방법 검색해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근처에 있는
가로등 불빛에 초점 맞춰서
저절로 세팅된 값으로 고정하고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나 6s에는 없었던 인물사진.
이거 시험하려고 등산했다.
위 사진은 소니 미러리스로 찍은 사진이다.
제대로 비교하려면 카페렌즈를 들고 갔어야 했는데
습관적으로 그냥 전천후로 사용하는
줌렌즈 체결한 상태 그대로 가서
반쪽짜리 비교 같긴 하지만
초점도 왠지 발치에 있지만
아웃포커싱이 안된 건 아니니까.
그리고 아래는 16프로 인물모드로 촬영한 사진이다.
본격적인 카메라에 비하면 가볍고
설정도 따로 할 것 없이
인물사진으로 넘기는 게 다인데다가
만약 초점이 엉뚱한 곳으로 가 있어도
터치로 빠르게 바로 잡을 수 있는 점은 장점.
미러리스로 찍은 사진에 비해
하지만 나무뿌리랑 실바니안만 누끼로 따서 남겨둔 다음에
나머지는 과하게 블러 처리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일반이랑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서
위 사진처럼 그냥 일반으로도 찍어보고
인물사진으로도 찍어보고
앨범에서 인물사진으로 찍은 사진을 골라
인물사진모드를 끄는 것도 가능해서
꺼보기도 했다.
줌이나 아웃포커싱이나
카메라에 대한 기대치가 아주 높다면
약간 실망할 수도 있지만
휴대성에 무게를 둔다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가 있어도 쓰질 않으면 무용지물이니까.
그 외에도 한 달 좀 넘는 기간 동안 써 보고 느낀 점은
1. 일단 배터리가 정말 오래간다.
남은 배터리 20%여도 그냥 외출한다.
물론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은 겪어봐야 알 것 같긴 하지만.
용량도 더 크고, 새 제품인 데다가
충전속도도 훨씬 빨라서 편하다.
충전기는 애플 제품 말고
sky 고속 충전기 쓰는데
경고문 뜨거나 충전이 안 되는 등의
문제가 생긴 적은 없다.
2. 128gb랑 256gb랑
정가 기준 15만 원 차이라서 그냥 더 보태서
256gb 샀는데 만족스럽다.
전에 쓰던 거 그대로 데이터 옮겼는데
널널해서 마음도 편하다.
3. 확실히 무겁긴 하다.
크기도 크지만 밀도가 장난 아닌 느낌.
4. 제어센터에서 전원 끄기 안 눌리는 거
나만 그런 건가.
처음에는 분명 눌렸는데,
제어센터에서 전원끄기 아이콘 누르면
터치는 되는데 꺼지지는 않아서
설정-일반- 맨 밑에 있는 시스템종료 눌러서 끈다.
5. 업데이트했더니 클린업 추가돼서
사진에서 거슬리는 부분 지울 수 있다.
그전에도 어플 따로 깔면 가능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기본으로 제공되니까 좋다.
6. 신제품을 출시되자마자 사면
케이스 출시된 게 별로 없어서 선택권이 별로 없다.
이런 식으로 산 게 처음이라 몰랐다.
케이스 업체들이 다 제품 출시 전에
만들어 놓고 대기하는 건 아니구나.
7. 너무 구형을 써서
안 깔리는 어플들이 있어서 슬펐는데
이제 다 설치할 수 있다.
8. 트래픽 몰리는 상황에서도
버벅거림이 적다.
그동안 버벅거렸던 게 용량이나
인터넷 서비스의 퀄리티보다는
오래된 탓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사용하다가 튕긴 적도 없다.
9. 통장이 허하다.
진짜 170만 원의 빈자리가 느껴짐.
10. 별로다, 비싸다,
다음 시리즈까지 참는다
이런 글 엄청 많이 봤는데
이렇게 구하기 힘든 게 맞나.
특히 화이트 티타늄은
애플 스토어 갔을 때도
직원들이 고객 응대하면서
구하기 힘들다는 말만 수십 번을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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