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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옷장

수족냉증러의 선택, 수면양말VS통파일 양말 리뷰

by 모리마리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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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이 왔다는 걸

손발로 느낀다.

분명 실내에 있는데

손발이 싸늘하다 못해

손발로 얼음을 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가 바로 겨울이다. 

그래서 늦가을만 돼도 슬금슬금

두꺼운 양말을 꺼내는데,

내 서랍장에 있는 겨울용 양말은 두 가지다.

왼쪽 같은 수면양말이거나

오른쪽 같은 통파일 양말이거나.

 

제목의 VS는 차이점을 비교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어떤 게 다른 거 보다 낫다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두 가지 다 필요하다.

둘 다 두꺼운 겨울 양말 같지만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수면양말은 잘 때만 신는다.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발이 차가운 상태에서 수면양말을 신는 건

보온병에 얼음물 넣는 거랑 똑같다.

그 안에서 냉기가 보존될 뿐.

전혀 따뜻해지지도 않고

안에 땀이나 안 나면 다행인데,

와중에 땀까지 나면 발이 더 식어서 얼어붙는다.

 

특히 자려고 이불 속에 들어갔는데

발이 차가워서 잠은 안 오고

지금 안 자면 수면 시간 부족해서 

내일 지장이 있을 거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피곤한 건 기본이고 우울함은 덤이다.

 

대신 자기 전 족욕하고

발이 데워진 상태에서 

수면양말을 신고 잠들면 

발이 식는 걸 늦출 수 있고

새 거라도 발이나 발목을 조이지 않아서 편안하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인터넷에서 저렴한 건 천 원 미만인 것도 많지만

오프라인에서는 한 켤레에 2천 원 이상인 것도 많았다.

 

통파일 양말은 일상용이다.

즉 수면양말을 신는 시간과 씻는 시간을 제외하면

언제나 통파일 양말을 신는 셈이다.

통파일 양말은 일반 양말처럼 거의 면으로 되어있고

안쪽이 수건 같은 재질로 되어 있어서

땀 흡수가 잘 되고, 쿠션감이 있다.

그리고 밴드부분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수면양말보다는 힘이 있는 편이라

쉽게 벗겨지지도 않아서

밖에 나갈 때 신어도 불편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탄력이 있는 만큼 갑갑할 때도 있다.

 

가격은 인터넷 기준으로 보통 2천 원 내외인데,

오프라인에서는 거의 못 봤다.

 

여기부터는 수면양말과 통파일 양말을 신다 보면 생기는 외관상의 문제

수면양말을 만드는 탁텔 원단 자체가

일반 양말 원단보다는 얼기설기 얽혀있는데,

신다 보면 그 구멍이 더 커지고

털이 눌리면서

내가 신은 게 털양말인지

망사 양말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후리스의 등이나 허리 부분도 그렇지만

눌려버린 발바닥 부분은 보기 흉하다. 

집에서 실내용 슬리퍼만 신었으면

통파일 양말의 뒤꿈치는 무사했을까?

일반 양말에 비해

마찰이 있는 부분에 부풀이 심하게 일어나는 편이다.

 

통파일 양말의 안쪽은 수건처럼 생겼다.

이렇듯 수면양말과 통파일 양말 사이에 절대 승자는 없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랬다.

그냥 상황에 맞는 양말을 신을 뿐이다.

그래도 수면양말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가는 발을 움켜쥐며

대체 양말도 신었는데

뭐가 문제인지 고민하던 때보다는

서랍장은 터질 것 같아도

둘 다 있는 지금이 훨씬 낫다.  

 

어렸을 때 읽었던 책에서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고

상체는 차갑게, 하체는 따뜻하게 하는 게 

건강에 좋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

차갑게는 지구가 해주는 중이니까

나는 양말 신고 발 따뜻하게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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