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본적인 것일수록 심플한 걸 사기가 이렇게 힘들까.
쓴 지 오래된 바가지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 후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아직도 현란한 색 바가지가 너무 많았다.
알록달록한 용품이 유행할 때 잔뜩 만든 재고를
아직까지도 처분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비교적 저렴한 재료로 만들되
싼 티가 나지 않으려면 색을 입혀
소비자를 교란시키는 방법밖엔 없었던 걸까...
아무튼 주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아무 프린트도 없는 흰색이나 회색 바가지를 구할 수가 없었다.
다이소라면 있을 것 같았는데,
프린트가 없으면 하늘색이나 분홍색이고
흰색이면 옆면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바가지라 포기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다이소에서
흰색 무지 바가지를 파는 걸 보긴 했다.)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눈을 돌려
이케아나 무인양품에서 찾아봤는데,
이케아 그룸란 물바가지 2900원,
무인양품 바가지 4500원.
청소할 때 걸어두려면 손잡이에
구멍이 있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생산이 안되는지 수입이 안되는지
무인양품 온라인몰에서는 바가지가 계속 품절이라
이케아 그룸란 바가지를 샀다.
프린트가 없다는 점,
흰색이라는 점,
손잡이가 본체와 직선으로 이어져있는 디자인이
무인양품 바가지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한쪽에 물을 따르기 쉽게
주전자처럼 주둥이가 있다는 점이랑
손잡이에 구멍이 있어 걸어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이케아 그룸란이 무인양품 바가지보다 더 낫다.
리뷰를 보니 재질이 바뀌었다는 말이 있던데
그게 언제부터인지 몰라서
그게 내가 사기 전인지 후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고급스러워 보이진 않아도
싼 티는 안 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께도 적절해서 탄탄한 편이고
물을 가득 담았을 때 손목에 무리갈 정도도 아니라서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다.
바가지는 아니지만 7년 전 쯤 다이소에서
대야를 하나 사서 써 본 적이 있는데
저렴해서 그런지 코팅이 빨리 벗겨졌다.
하필 밝은 색이라 더 지저분해 보여서
빨래할 때 쓰거나 그 외에 막 쓰는 용도로 쓰는 중이다.
그룸란 바가지는 쓴 지 8개월 정도 됐는데
물만 떠서 붓는 거 외엔 때 탈 일도 없어서 그런지
종종 물때만 제거해 주면 멀쩡하다.
손잡이에는 위, 아래에 구멍이 있는데
위에 있는 구멍이 더 크고
어디에 걸기도 쉬워서 아래쪽은 쓸 일이 없다.
아마 디자인 할 때도 아래쪽으로 걸 생각이었다기보다는
위에 구멍이 있고 손잡이 부분이 비어있어서
물이 고이기 쉬우니까 바로 물 빠지라고 만든 거 아닐까.
아니면 아예 S자 고리에 관통시키려고 둘 다 뚫었을지도 모르지만.
밑바닥에는 이케아 로고, 그룸란 영문표기,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시 등이 있고
플라스틱 제품에 종종 있는 시계 같은 표시가 3개 있다.
바가지를 덮어놓은 상태로 바닥에 물이 고이면
빨갛게 물때가 끼기 딱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자주 쓰다 보니 의외로 바닥에는 때가 덜 끼었다.
아쉬운 점을 적어보면
사진 속에 있는 저 뚜껑 같은 부분.
저것만 없었으면 바가지를 덮어두기만 해도
손잡이 안에 물 고이는 일 없이 깔끔했을 것이다.
바가지를 쓰고 바로 벽에 붙어있는 후크에 걸어도
걸기 전에 가볍게 물기를 털면 그만인데
저런 행태면 바가지를 거꾸로 엎어서 들어간 물이
경사를 따라 흘러나오길 바랄 수밖에 없다.
뚜껑 없어도 디자인은 심플하고 예뻤음 것 같은데
왜 저 부분이 막혀있는 걸 고집했는지 모르겠다.
저부분을 막고 싶으면 차라리 무인양품처럼
손잡이에 구멍을 뚫지 않는 게 나았을 것 같다.
그리고 연결부가 이렇게 각져있어서
이 부분에 때가 끼면 청소하기가 귀찮다.
그전에 쓰던 바가지는 전체적으로 유선형이라서
손잡이랑 본체랑 경계가 없고 그냥 쓱쓱 닦으면 그만이었는데,
그룸란 바가지는 면봉이나
휴지를 뭉쳐서 뾰족하게 만든 걸로
구석진 곳을 닦아야 한다.
장점 | 단점 |
1. 예쁜 디자인 2. 걸어서 보관 가능 3. 가격이 저렴한 편 4. 적절한 용량(가득 채우면 1.2~1.3L정도) 5. 뾰족하게 주둥이가 있어서 화분에 물 주는데 쓰기 좋았음 |
1. 손잡이에 물 고이기 쉬움 2. 모서리에 물때 끼기 쉬움 3. 이케아에서 바가지 말고 살 게 없다면 부담스러운 온라인 배송비 5 천원 |
장단점을 정리해봤는데,
내가 보기엔 장점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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