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메뉴는 뭘로 하나
매일 하는 고민이지만
매일 새로운 난제다.
만들기 쉽고, 보관하기 쉽고,
가격도 적당하면서, 질리지 않는 메뉴라면
가장 좋을 텐데...
이 조건을 다 충족시킬 수 있는 메뉴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우동과 메밀소바.
개인적으로는 가게 들어갔을 때
뭘 시켜야 할지 모르겠을 때에는
우동이나 메밀 소바를 시킬 때가 많다.
어디든 무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득
알바생들도 다 만드는 거라면
나도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요즘 간편 식품으로 나오는 키트를 사면
면, 소스, 후레이크 다 들어있어서
쉽게 만들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
가게에서 만든 것 같은 게 먹고 싶었기 때문에
열심히 검색해 봤다.
그 결과, 핵심은 쯔유라는 걸 알게 됐다.
쯔유가 있으면 우동도 만들 수 있고,
메밀소바도 만들 수 있다.
오늘은 메밀소바 만드는 과정만 다뤄보려고 한다.
의외로 동네 마트에서 팔고 있는 메밀면과 쯔유가 있으면
(사진 속에 있는 것처럼 대용량은 인터넷에서 팔고,
오프라인에서 파는 건 500ml 정도지만.)
면과 국물은 끝난 거나 다름없다.
외국산이 꺼려지면 쯔유 대신
국산 제품 중 메밀소바장국을 사용해도 상관 없다.
쯔유는 쯔유로 검색했을 때
제일 유명한 제품으로 골랐고,
메밀 면은 동네 마트에서 파는 제품 중
메밀 함유량이 제일 높은 걸로 골랐다.
그리고 디테일을 위해 필요한 것이
쪽파와 간 무.
싱싱한 쪽파와 무를 쓰는 게 가장 좋긴 하다.
하지만 각각 밥숟가락 한 스푼(수북하게) 분량만 있어도
충분해서 메밀소바가 먹고 싶어질 때마다 사는 건 과하니까
손질해서 냉동하는 게 제일 낫다.
쪽파는 잘 씻어서 사진 속처럼 썰고,
무는 갈아서 얼려 두면
필요할 때마다 냉동실에서 꺼내 쓰면 된다.
그리고 가루로 된 와사비, 김을 준비하면 끝.
(동네 마트에서 파는 오뚜기 와사비분 35g짜리
(보통 천 원 미만) 사면 충분하다.)
과정도 별 거 없다.
메밀면 포장 뒷면에 적혀있는 대로
면을 7분 동안 삶고
건져서 찬 물에 헹군다.
여기서 쓴 체는 이케아 이데알리스크.
쯔유는 기호대로 물에 희석하면 된다.
나는 4배 농축 쯔유를 샀는데
2인분을 만드는 중이라
쯔유 80ml에
물 240ml를 탔다.
4배 농축 쯔유를 사기 전에는
3배 농축 쯔유를 썼는데,
그때는 쯔유 50ml에 물 100ml를 섞어서 썼다.
보통 국수를 만들면 육수 만든다고
갖은 해산물이나 채소를 넣고 한참 끓여야 하는데
물에 쯔유를 섞으면 끝이라
만들기도 편하고, 보관하기도 편하다.
애써서 육수 만들었다가 상해서 버린 게
한 두 번이 아닌데, 진즉 사서 쓸 걸 그랬다.
쯔유 희석한 것에 메밀 면을 넣고
위에 무와 쪽파를 올린 뒤
와사비를 살짝 뿌려주고
얼음 몇 개 띄워주면 완성이다.
무는 금방 녹는데,
완전히 녹은 게 좋다면
면 삶을 때 미리 냉동실에서 꺼내서
쯔유 희석한 것에 넣어두면 된다.
그리고
김 올려서 먹는다는 걸 깜빡해서
예전에 찍은 사진을 가져왔다.
김이 있고 없고 차이가 제법 크다.
김만 가늘게 잘라서 올렸을 뿐인데
이렇게 그럴듯해지다니.
그래서 집에서 직접 만든 메밀소바 맛은 어떤지 묻는다면
음식점에서 먹는 거랑 별 차이 없다.
탱글탱글하면서도 담백한 면과
적당히 짭짤하면서 감칠맛 나는 국물에
쪽파의 향, 와사비와 무의 알싸한 맛이 더해져서
입맛이 없는 날에도 술술 들어간다.
집에서 싱겁게 먹는 편이라 외식하면 늘 짜게 느껴지는데
직접 만들면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직접 만들어 본 이후로는
밖에서 메밀소바 시키는 일은 거의 없다.
사진이랑 설명 때문에
오히려 복잡해 보이는 것 같은데
직접 한 번 만들어 보면
정말 별 거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라면 끓일 줄 알면 메밀소바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참고로 우동 만들 때는
끓는 물에 기호대로 쯔유를 섞고
우동면을 넣고 끓이면 된다.
마트에서 우동사리를 파는데
생면이나 냉동 우동면 중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우동 건더기 플레이크를 따로 팔아서
그걸 넣고 끓여도 되고, 파를 썰어서 넣거나
유부를 넣고 끓여도 그럴듯한 우동을 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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