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버섯, 토마토, 마늘.
어렸을 때는 입에도 안 대던 음식들이지만,
이제는 조리 방법에 따라서는
그럭저럭 먹을 수 있게 된 것들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도 마늘빵만은 잘 먹었다.
어묵 볶음 먹다가 우연히 씹으면
그렇게 맛없던 게 어떻게
마늘빵 위에 올라가면 맛있게 느껴지는지
궁금해하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생마늘은 먹지 못해서
구운 마늘이 아니면 먹지 않는 나는
어느 날 마트에서 마늘빵 맛 초콜릿을 발견하고 마는데...
사실 이런 제품이 있다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다.
매장에서 직접 보는 게 처음이었을 뿐.
초콜릿과 마늘의 조합이라는 게
워낙 독특하다 보니 출시 당시에 화제가 되기도 했고.
패키지를 보면 전반적으로
구워 먹는 초콜릿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는데,
하단에 보면 그냥 먹어도 된다고 적혀있긴 하다.
앞면에도 적혀있었지만
준초콜릿이다.
하긴 이만한 판 초콜릿이 이 가격이면
준초콜릿이 아닌 게 더 놀라울 것이다.
다른 리뷰들을 보면 알 수 있듯
나는 가능하면 코코아버터가 들어간
초콜릿을 먹으려고 하지만
준초콜릿도 종종 사 먹는데
그건 대부분 가격 때문이었다.
이번처럼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사 본 건 정말 오랜만이다.
노랗다.
킷캣 고구마 맛이 생각나는 노란색.
생각보다 마늘 냄새가 풍기지는 않았다.
뒷면은 익숙한 크런키 그 자체.
조리 안 해도 먹을 수 있다고 적혀있기도 하고
귀찮아서 이대로 먹어봤는데,
마늘향이 느껴지는데 뭔가 생마늘 느낌이 조금 나고
동시에 화이트 초콜릿 맛이 나서 좀 기묘했다.
그래서 오븐에 구웠다.
에어프라이어 기준으로 나와있지만
오븐으로 따라 해도
(170도로 예열 10 분하고 5분 구웠다.)
저렇게 노릇노릇하게 나온다.
초콜릿을 오븐에 넣고 구워본 적은 없어서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안됐는데
녹는 게 아니라 구워져서 나오니까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중탕을 몰라서
판 초콜릿을 그냥 냄비에 넣고 녹여서
바삭하게 씹히는 초콜릿을 만든 적이 있는데
직접 열을 받으면 다 저렇게 되나 보다.
그리고
왜 사진 속에 반쪽뿐이냐면
남은 반쪽은 크루아상을 반으로 갈라서
그 위에 올린 다음 구웠기 때문이다.
왜냐면 크런키 갈릭 브레드가
마늘빵 페이스트를 대신할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10분 식히라고 적혀있었지만
말 안 듣고 접시에 옮기려고 했다가
산산조각이 났다.
그래서 맛이 어땠냐면
뒷면에 박혀있는 바삭바삭한 과자를 제외하고 생각해봐도
굽기 전보다 바삭한 식감에 더 단 맛이 났고
마늘빵에 가까운 맛이 났다.
신기한 건 빵이 없는데도
마늘빵과 비슷한 맛이 났다는 점이다.
그리고 크루아상 위에 올려서 구운 건
(조리한 시간은 그냥 초콜릿과 같다.)
빵 때문에 그냥 초콜릿에 비해
아래쪽 열선에서는 열을 덜 받아서인지
윗면만 조금 노릇한 색으로 변하고
녹기만 했다.
아마 그 상태로 펴 바르고 더 구웠다면
(그리고 파슬리까지 뿌려줬다면)
마늘빵에 더 가깝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굽기 전 초콜릿보다는 더 달았고,
빵이랑 같이 먹어서
정말 마늘빵 먹는 것 같았다.
실제로 마늘빵을 만들려면
사실상 장식용인 파슬리를 제외해도
빵, 버터, 꿀, 마늘이 필요한데,
빵에 바를 페이스트 준비가 귀찮다면
크런키 갈릭 브레드를 전자레인지로 녹인 다음
빵에 발라서 구워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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