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김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열심히 맛집 조사를 했는데,
연남동 같은 곳은 워낙 많이 가서
이번에는 좀 색다르게 계산동으로 가기로 했다.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그중에서 꽃부리 식탁으로 결정했다.
꽃부리 식탁은 계산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올리브영이 보이는데
올리브영 있는 골목으로 꺾어서
몇 발자국만 걸어가면 보인다.
가게 외관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데
밥 먹고 나와서 찍는 바람에
웨이팅 중인 사람들이 신경 쓰여서
전체는 못 찍고
문패라고 해야 할지 간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게 이름 나온 것만 찍었다.
알고보니 맛집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웨이팅도 제법 있는 것 같았다.
가게 앞에 있는 태블릿으로 웨이팅 등록이 가능하다.
하긴... 11시에 개업이라고 해서
여유롭게 11시 40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테이블 반 이상은 차 있었고,
그리고 거의 다 먹었으니까 12시 좀 넘었는데
밖에 기다리는 사람들 있었으니까...
참고로 테이블은 6개 있는데
하나는 좀 크고
4개는 둘이 와서 앉기 좋은 테이블,
남은 하나는 창가에 앉을 수 있는 테이블(2인)이었다.
메뉴는 이렇게 밖에 있는 입간판을 봐도 되고
안에 들어가면 주문/결제용 키오스크가 있는데
주문하기를 누르면 메뉴와 가격이 뜨니까
그걸 봐도 되고
키오스크 앞에 메뉴판도 있으니까
메뉴판을 보고 골라도 된다.
나는 사전 조사할 때부터
마음에 들었던 꽃부리 카레로 결정했다.
꽃부리 카레는 7500원이다.
결제까지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가게를 둘러봤는데
매장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사장님이 토끼를 좋아하시나?
메뉴에도 토끼가 있고
창가에도 토끼 오너먼트가 있다.
셀프 코너에서 수프랑 물, 물수건을 가지고 와서
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위를 보니
위쪽도 이렇게 꾸며놓았다.
꽃부리 카레를 먹고 난 소감.
일단 비주얼부터가 너무 귀엽다.
내가 갔을 때 어린이 손님도 있어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구나 했는데
어른들도 너무 좋아한다.
다들 들떠서 먹기 전에 사진 찍고 있었다.
눈은 김 오린 거고, 볼터치는 케첩이다.
토끼 발아래에 있는 건 콘플레이크가 아니라
마늘칩인데 어떻게 잘랐는지
엄청 얇고 바삭바삭해서
마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계란 프라이는 완숙이 아니라서
노른자가 약간 말랑하고 부드러웠는데
의외로 카레랑 잘 어울렸다.
색만 봐도 알 수 있듯
보통 집에서 만들어 먹는 오뚜기 카레랑은 다른데
매운맛은 별로 없고 감칠맛 나는 카레였다.
그릇이 넓어서 나올 때 뜨거워도
금방 적당한 온도가 되니까
어린이들 먹기 좋을 것 같다.
또 위가 작은 사람 입장에서는
딱 좋은 1인분이었기 때문에
어린이나 입이 짧은 사람,
(혹은 밥 먹고 돌아가서 포만감 때문에 졸면 곤란한 사람)
밥 먹고 카페 가서 음료도 마시고
후식도 먹을 사람에게 추천한다.
옆에 있는 수프는 간이 적당해서 좋았고
음식 나올 때 2구짜리 작은 그릇에 김치랑 단무지가 나온다.
종합하면
가볍게 한 끼 먹기 좋고,
무난한 맛에 눈이 즐거운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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