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즈 링고 리뷰를 쓰면서
하얀 프레임이 예쁘긴 하지만
때 타기 쉬운 점이 아쉬웠다고 쓴 적이 있다.
어떻게 해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다이소에 가서 매직블록을 사 왔다.
수세미만 한 크기도 있고,
동물 얼굴 모양 매직블럭도 있었지만
가장 무난해 보이는 큐브 모양 매직블럭으로 골랐다.
시디즈 링고 리뷰에도 올렸던 문제의 얼룩
다이소에서 산 매직블럭에 물을 묻히고
닦았더니 깨끗해졌다.
매직블럭을 누르면서 닦아서 물기가 좀 남았는데
키친타월이나 마른걸레로 닦아주면 된다.
조금 일그러졌지만 한쪽 면만 써서
다른 면은 멀쩡하니 다른 곳도 닦아보기로 했다.
등판 그로잉 손잡이도 새하얀 색이라 때 타기 쉽다.
프레임과 마찬가지로 깨끗해졌다.
여기저기 닦고 이제 깨끗한 면은 하나 남은 상태,
마지막 한 면은 운동화 닦는데 써보기로 했다.
이것도 의자 프레임이랑 마찬가지로
물티슈로 닦아도 때가 잘 지지 않아서
어느 순간 포기하고 신게 된다.
의자는 평평한 면을 닦아서 괜찮았던 거고
운동화 인솔은 보다시피
올록볼록하다 보니 괜찮을까 싶었는데
깔끔해졌다.
그리고 장렬하게 전사한 매직블럭의 파편들
그는 좋은 매직블럭이었습니다.
매직블럭의 효능에 중독된 나는
집안에 더 닦을 게 없나 찾다가
하도 오래돼서 찌든 방문 손잡이를 발견했다.
누런 손잡이가 원래의 어두운 은색을 되찾았다.
사진이라 표는 안 나지만 매끈해졌다.
렌지후드도 닦았다.
왼쪽 하단이 닦은 부분이고
나머지가 닦지 않은 부분.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닦은 부분과 안 닦은 부분의 경계가 선명하다.
그동안 기름때가 찐득찐득해서 엄두가 안 나서
차마 손을 못 대고 있었는데
매직블럭을 들고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닦아봤더니 이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이야.
솔직히 앞에 나온 의자나 운동화 인솔이나
손잡이보다는 힘이 좀 더 필요하긴 하다.
그래도 물티슈나 물 묻은 행주로 닦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했다.
렌지후드처럼 면적이 넓은 곳을 닦을 때에는
내가 산 큐브형 매직블럭보다는
수세미처럼 넓은 타입이 더 좋을 것 같긴 하다.
그렇게 나는 매직블럭 20개 중 15개를 이틀 만에 써버렸다.
+추가
파스타 소스 유리병에 붙어 있는
스티커 제거하고 남은 끈끈한 자국도
매직블럭으로 밀어버리면
적은 힘으로 빨리 제거할 수 있다.
선크림 발라서 문지르고,
지우개로 문지르고,
물에 불려서 수세미로 문질렀던
지난 날들은 대체 뭐였단 말인가...
이 글을 보는 사람들만이라도
나 같은 헛수고로
힘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길 바라며...
+추가 2
물건에 인쇄된
메이드 인 차이나를
지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자세한 건 아래 글 참고.
매직블럭하면
2000년대 초반에 케이블 TV 광고에서 하도 나와서
어차피 잘 닦일만한 것만 가지고 나와서 보여주고
실제로는 주방용 스펀지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절 반짝했던 수많은 아이디어 제품은 하나씩 잊혀도
매직블럭은 20년 넘게 온갖 가게에 걸려있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제품이었구나...
매직블럭은 부드러운 사포나
철수세미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워낙 그 정도가 약해서
티가 거의 나진 않지만
표면을 미세하게 갈아서 깨끗하게 만드는 물건이라
코팅되어있는 물건이나 흠집이 나기 쉬운 재질
(예: 아크릴)에는 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대신 수전, 타일, 렌지후드 등
표면이 금속으로 되어 있는 곳에 쓰면
닦기 전까지 갖다 버리고
새 거 사고 싶었던 고물이
처음 샀을 때 반짝거렸던 그 모습
그대로 돌아오는 걸 볼 수 있다.
어떤 물건이 꼬질꼬질하다고
버리고 싶어 졌다면
매직블럭으로 닦아보는 건 어떨까?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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