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저녁에 TV에서 본 내용인데,
나무 주걱이나 나무젓가락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설거지할 때 스며든 세제가 조리 중에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방송에서는 깨끗하게 세척한
나무젓가락과 주걱을 끓는 물에 넣었는데
정말 그 주변에서 거품이 나왔고,
그걸 본 나는 나무로 된 조리도구를
전부 스테인리스로 바꿔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금속으로 된 조리기구는
코팅 프라이팬에 흠집을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실리콘 조리도구 쪽으로 알아봤는데,
마침 눈에 띈 게 데일리 라이크에서 나온
봉봉 실리콘 주방 조리도구 시리즈였다.
지금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많이 나오지만,
몇 년 전 실리콘 조리도구하면
대량으로 빵 만드는 곳에서
크림이나 반죽 휘저을 때 쓰는,
탁구채 같이 생겨가지고
배색은 빨강 노랑인 그런 것 뿐이었다.
그나마 디자인이나 색이 얌전한 걸 찾아도
중국산 천지...
그리고 손잡이와 실리콘 부분이
서로 다른 재질이고 경계가 뚜렷하면
그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갈 것 같아서 그것도 싫었다.
이런 이유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다이소 실리콘 조리도구는 탈락.
음식에 닿는 물건이고
한 번 사면 오래 쓸 걸 생각해서
되도록 국산을 사고 싶었기 때문에
약간 더 비싸도 데일리라이크 제품으로 구매했다.
우선 멀티 스푼(8900원)은 보다시피
프라이팬에 재료를 볶을 때 가장 많이 쓴다.
어떻게 해도 이걸로는 코팅이 벗겨지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럽다.
물론 안은 금속으로 된 심이 들어가 있어서
눌어붙은 걸 떼기에도 좋아서
카레 저을 때도 쓰는 데,
사용 빈도를 생각해 보면
재료 볶는 데 제일 많이 쓰고 있다.
꽤 오목해서 국물 뜨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그건 스테인리스 국자로도 충분하니까.
그리고 밥주걱으로도 유용하다.
플라스틱 주걱도 쇠숟가락보다는
내솥에 흠집을 덜 남기겠지만,
이것만큼 마음 편하게
남은 밥을 박박 긁을 수 있는 도구는 없다.
쓰기 전에 살짝 물을 묻히면
밥이 들러붙지도 않고
내솥 바닥이나 벽에 붙은 밥알을 남김없이 떼고도
흠집 하나 안 생긴다는 점에서 아주 만족스럽다.
실리콘 젓가락(5900원)은 다른 제품 리뷰하면서
이미 슬쩍슬쩍 많이 나왔는데,
정말 자주 쓴다.
위 사진처럼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 때도 그렇지만
계란프라이 할 때도 바삭해진 가장자리를
젓가락으로 잡고 뒤집을 때가 많다.
그리고 파스타 할 때도 마찬가지.
면을 삶을 때 떡지지 않게 휘저을 때나
소스를 넣고 섞을 때도 쓴다.
그밖에 튀김 할 때도 썼는데
길이가 31cm로 길쭉해서
열기가 덜 닿아서 좋았다.
그리고 각져서 그립감이 좋은데,
이건 나무젓가락도 그러니까
생략해도 될 것 같다.
그럼 아쉬운 점은 전혀 없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원래는 젓가락을 샀을 때
미니 스파출러(5900원)도 같이 샀다.
촉감도 좋고 너무 튀는 색상은 아니지만
떡볶이 만들 때 써도 바로 설거지하면
물도 덜 들고 약간 물이 들어도
원래 색 때문에 티도 안 나는 데다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사이즈 덕에
베이킹, 한식 등 장르 가리지 않고
주방에서 활약했던 조리도구였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 다른 조리도구에 비해
휘는 일이 많고 끝까지 철심이 들어간 타입이 아니라 그런지
어느 날 위 사진처럼 찢어졌다.
스파출러로 쓰기에는 너무 부드러운 실리콘이었던 걸까.
오기로 그대로 쓰려고 했지만
저 틈에서 물 같은 게 나오는 걸 보고 단념했다.
흠집이 생긴 줄 모르고 설거지했을 때
저 틈으로 세제랑 물이 들어간 것 같았다.
지금은 대신 무인양품 실리콘 주걱을 쓰고 있는데
좀 더 플라스틱에 가까운 질감이라 그런지
더 질긴 것 같긴 하다.
올블랙인 무인양품 실리콘 조리도구와 달리
톤다운 되어있지만 파스텔 색상인
데일리라이크 봉봉 실리콘 조리도구는
카레나 떡볶이나 토마토 파스타
같은 음식을 만들 때 쓰면
이렇게 물이 들 수도 있다.
대체로 쓰자마자 바로 설거지하면
거의 지워지긴 하지만
그래도 물 든 흔적이 남았거나
조리 직후 설거지할 시간이 없었다면,
그러든 말든 우선 설거지하고
햇빛 드는 곳에 말려준다.
보통은 하루 만에 돌아오고
(중간에 뒤집어 주긴 해야겠지만),
쨍쨍한 날에는 반나절만에도 원래대로 돌아온다.
정리해 보면
장점 | 단점 |
1. 무난한 디자인과 색상 2. 국내산 3. 나무 조리도구처럼 설거지 신경 쓸 필요 없음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4. 각종 코팅팬을 마음 편하게 쓸 수 있음. |
1. 약간 비쌈 2. 밝은 색이라 조리 중 물드는 경우도 있음 3. 스파출러의 내구성이 아쉬움 |
언제 구매했나 찾아보니
2020년쯤에 구매한 것 같은데,
지금도 잘 쓰고 있어서
만약 지금 쓰고 있는 젓가락이랑 멀티스푼이 망가져도
그대로 재구매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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